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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25 1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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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민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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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과 ‘챗GPT’의 오픈AI, ‘제미나이’의 구글, ‘그록’의 스페이스XAI 등 미국의 폐쇄형 인공지능(AI) 모델 선두 업체들이 최근 입을 모아 AI의 위험성을 부각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으므로 미국과 중국이 손잡고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업계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자세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를 더디게 개발할 경우 자칫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을 무엇보다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유엔(UN)총회를 계기로 AI를 ‘슈퍼지능(SI)’이라고 바꿔 부르며 전 세계를 상대로도 여론전에 나섰다. 인간과 구분되는 ‘인공’이라는 용어를 인류의 주체성을 부각하는 ‘슈퍼’로 대체해 부정적인 어감을 없애겠다는 의도다. 이는 AI에 대한 미국인들의 거부감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정치적 악재가 되는 데서 비롯된 조치로 풀이된다. AI 안전 규제 문제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중이 이 문제를 두고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AI를 통한 번영에 방.을 찍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는 결이 다른 주장이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앤트로픽과 오픈AI 등이 순수한 의도로 AI 속도조절론을 제기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업계 내 경쟁이 격화되자 성장의 한계를 의식한 요구가 아니냐는 것이다.
“AI 인류멸망론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사기극”...트럼프, UN서 ‘슈퍼지능’으로 용어 교체 천명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오직 AI 또는 SI를 장려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슈퍼지능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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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 때문에 우리가 12년 안에 모두 죽을 것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AI가 우리를 죽일 것이고, 로봇이 우리를 공격할 것이라고 말한다”며 “기후 변화보다 AI 인류멸망론이나 속도조절론이 더 큰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현재 AI 경쟁에서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고 있고 나는 이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산업혁명이나 인터넷보다 더 거대해질 성장을 억누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등 AI 업계 주요 인물들이 속도조절론을 내놓자 13일부터 거의 매일 이를 반박하고 있다. 앞서 아모데이 CEO는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쓰고 허깅페이스 무단 해킹 사건을 거론하면서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데미스 허사비스 수석과학자 등 경쟁사 경영진들도 이례적으로 모두 이 의견에 찬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트루스소셜에 “집권 1기 때 엄청난 성공을 거둔 우주군사령부와 마찬가지로 ‘AI군’을 창설할 것”이라며 “이를 총괄하는 ‘AI 차르(러시아 황제)’도 조만간 발표할 텐데 지능(IQ)이 높은 분만 지원하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AI가 아마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할 수 있다”며 “인류멸망론 등은 급진 좌파 ‘바보 민주당원’이 미국을 파괴할 목적으로 만들어낸 사기극”이라고 비난했다. 22일 로이터통신은 이에 대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새 AI 차르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차르를 맡았던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올 3월 임기를 마쳤다.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20일 폭스뉴스에서 “AI 기술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을 미국 정부가 갖고 있다는 .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 내 좌파가 공포를 조장하려고 요구하는 것”이라며 “미국 국민들에게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터미네이터가 거리를 활보하고, 정부가 선거 전 6주 안에 갑자기 뭔가를 해야 한다는 식의 잘못된 서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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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도 SI를 재차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AI 통제를 위해 국제적 차원의 책략을 마련하는 어떠한 시도도 완전히 거부한다”며 “지금부터 미국은 모든 문서에 인공 대신 슈퍼라는, 훨씬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도록 바꿀 것이니 전 세계도 그러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시진핑은 정상회담서 “미중이 AI 규제 책임”...올트먼·아모데이도 “안보리가 통제 합의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SI 담론을 미중 정상회담에도 들고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당일인 24일 트루스소셜에서 “시 주석과 함께하는 중요한 날”이라며 “슈퍼지능이 주요 논의 주제가 될 것이고 나는 이 문제를 현 상태 그대로 두고 싶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의 안전장치는 법무부(DOJ)”라며 AI 관련 안전 문제가 발생할 경우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 등이 수사·처벌에 나설 것이라고 알렸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부 장관도 지난 1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시.의 AI 논란은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며 “누구든 AI와 관련해 형법을 위반하면 우리는 이를 수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을 위한 국빈 환영식 연설에서도 SI 논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와 기술, 슈퍼지능과 관련한 시급한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가 이 분야에서 내릴 결정은 수십 년에 걸쳐 평화와 번영을 증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에 반해 시 주석은 연설에서 “미중 양국은 모두 AI 대국으로, AI를 잘 발전시키고 규제할 능력과 책임이 있다”며 “AI 발전이 언제나 사람에 의해 통제되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미국이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이 후발주자인 중국에 큰 손해가 아니라는, 조금은 다른 이해관계를 반영한 발언이었다. 현재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의 최대 무기는 희토류 수출과 미국산 대두 수입인 반면 미국은 AI 첨단 반도체 수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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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 주석은 23일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합동기지로 입국해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영접을 받았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이후 11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찾은 시 주석은 2박 3일 일정을 마친 뒤 25일 출국한다.
AI 안전 규제 문제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도 화두가 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트먼 CEO, 아모데이 CEO 등 업계 인사들까지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에 선 주장들을 쏟아냈다. AI 분야 3대 대부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최근 AI 에이전트들이 지시를 거부하고, 인간이었다면 범죄가 될 행동들을 했다”며 “기업들조차 자사 제품이 파국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설득력 있는 기술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벤지오 교수는 이어 △AI 관련 사고에 대한 공통된 정의·보고 체계 △공공의 선을 위한 글로벌 기술 개발 방안 △국제 합의를 바탕으로 설계 단계부터 안전성을 보장하는 AI 기술적 해결책 등을 안보리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올트먼 CEO는 “AI가 새로운 르네상스나 산업혁명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재앙의 위험이 10%, 1%, 0.1%, 어느 수준이 됐든 전혀 용납할 수 없다”며 “인간의 통제 아래 유지할 수 있다는 매우 강력한 근거를 제시할 수 없는 모델은 훈련하면 안 된다”고 촉구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아모데이 CEO도 “AI 기술이 1~2년 뒤 데이터센터 속 천재들의 나라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며 “AI를 이용한 생화학 무기 제조 금지 등을 안보리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합의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이에 대해 “우리의 주된 책무는 슈퍼지능이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고, 그들의 자유와 삶를 보호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추가 개발을 중단하거나 제약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언급하며 “미국은 슈퍼지능을 통제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전적으로 거부한다”고 단언했다.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는 중국의 AI 스타트업인 딥시크와 문샷AI 관계자도 참석했다. 중국의 AI 모델 기업들은 폐쇄형 서비스가 주류인 미국과 달리 ‘키미 K3’ 등 저비용 개방형 오픈소스(무료)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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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불안’ 앤트로픽·오픈AI 상장 연기...담합 시도 의혹에 소송전까지
AI 인류멸망론과 속도조절론이 대두된 직접적인 계기는 지난 7월 11~13일 오픈AI의 미공개 모델들이 글로벌 개방형 AI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무단으로 해킹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올트먼 CEO나 아모데이 CEO뿐 아니라 일반 연구원들까지 잇따라 두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막대한 투자 자금을 끌어모오는 모델 기업들이 갑자기 AI 비판론에 합세하는 데 대해 그 진의를 의심하는 시각도 많다. 업계 안팎에서는 AI 모델 기업들이 성장세에 한계를 보이자 이를 속도조절론으로 돌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스페이스XAI 등이 일종의 규제 카르텔을 형성해 후발주자 진입을 막으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초 다음 달 IPO를 진행하려고 했던 앤트로픽은 AI 속도조절론 논쟁이 불거지기 이전에 그 시.을 11월로 미뤘다. 투자자들은 앤트로픽이 IPO에서 약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6월 12일 나스닥시장 때 1조 77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857억 달러를 조달한 스페이스X의 역대 최대 IPO 규모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9월만 해도 1830억 달러에 머물렀지만, 올 5월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는 9650억 달러로 급증했다.
1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도 내년 IPO에 앞서 기업가치를 1조 5000억 달러(약 2000조 원) 이상으로 인정받길 희망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기업가치를 1조 2000억 달러로 책정해 투자하겠다는 제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오픈AI는 자사 코딩 도구인 ‘코덱스’와 최신 AI 모델인 ‘GPT-6 아스트라’ ‘GPT-5.6 솔’의 이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 등을 근거로 기업가치를 1조 5000억 달러로 제시했다.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올 3월 1220억 달러를 조달할 때만 해도 8520억 달러로 평가됐다.
앞서 오픈AI는 6월 1일 앤트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서를 제출하자, 일주일 뒤인 8일 덩달아 서류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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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트먼 CEO는 그러면서 이달 12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과의 인터뷰에서는 AI 안전 문제를 이유로 IPO 시。을 내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AI 안전 문제보다는 이들이 원하는 기업가치 수준과 부실한 재무 상황의 불일치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픈AI가 AI 컴퓨팅(연산 자원)과 데이터센터에 투입해야 할 자본지출(CAPEX)은 2030년까지 8560억 달러(약 1200조 원)에 달한다. 현 추세대로면 3월에 유치한 1220억 달러의 투자금은 2028년이면 완전히 고갈되고, 2030년이면 2780억 달러(약 385조 원)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AI 관련 투자자들은 매출의 상당 부분이 일부 대기업에 쏠려 있는 앤트로픽 역시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와 중국 모델 등에 추격을 받는 .도 앤트로픽의 불안 요소다. 앤트로픽의 연 환산 매출액은 지난 7월 기준으로 650억 달러(약 90조 원)를 기록했고, 연말에는 1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9일에는 찰스 뷔스트 플로리다주 변호사를 포함한 원고 4명이 앤트로픽과 오픈AI, 스페이스XAI, 구글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AI 속도조절론이 연방 반독.법(셔먼법 제1조)을 위반한 담합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AI 개발 속도가 저하되면 큰 손실을 보는 반도체 업계도 모델 사업자들의 인류멸망론에 곱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일 CBS 인터뷰에서 “2030년에 세상이 종말을 맞을 확률은 0%”라며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주는 것은 불필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지능 용어 사용이 전 세계인들에게 얼마나 퍼질지는 미지수다. AI 속도조절론이 정부와 기업, 미국과 중국, 모델과 반도체 업계 사이에서 당분간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AI 속도조절론이 잡음을 낼 때마다 관련주들의 주가 변동성도 한동안 커질 수 있다.
※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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