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눈밑성형 |
작성일 |
26-10-07 07:12 |
조회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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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피민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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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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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 아버지를 죽이고 네 어머니와 잠자리를 같이하리라."
신탁을 들은 오이디푸스는 미련 없이 고향 코린토스를 떠났다. 자신을 길러준 부모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홀로 테베에 닿은 그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풀어 영웅이 됐고 왕좌에 올라 선왕의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했다. 이방인에서 왕이 된 그는 의기양양했다. 자신의 지혜로 운명을 이겼다고 믿었다. 운명을 벗어나려던 그 모든 노력이 오히려 비극을 완성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몰랐다.
지난달 24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국립극단 '오이디푸스'는 자신감이 오만이었음을 깨달은 한 인간의 파멸과 반성을 그린다. 정진새가 각색하고 강량원이 연출했다. 강 연출은 그리스 시대에는 완전한 인간이 재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지금의 우리는 바로 그 믿음이 재난을 부른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고난, 재난 혹은 어려움들을 어떻게 이겨나갈 수 있는가를 함께 질문하고 그 답을 모색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극은 단출하게 시작한다. 삼면을 흰색으로 칠한 텅 빈 무대에 오이디푸스가 속옷 차림으로 수레를 끌고 들어선다. 스핑크스를 무찌른 왕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초라한 행색이다. 강 연출은 "수치와 상처로 가득한 사람의 몸을 무대에 세웠다"며 "그 몸이 잘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 무대의 모든 것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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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이디푸스를 장애인이자 이주민 소수자로 그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화려했던 1·2부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의 무대와는 딴판이지만 극의 주제의식과 정확히 공명한다.
간소해진 무대공간은 정재일의 음악이 채운다. 음악은 침묵·암전과 대비를 이루며 긴장을 끌어올린다. 테베에 역병이 번지자 신탁은 선왕 라이오스를 죽인 자의 죄 때문이라고 알린다. 이번에도 도시를 구할 수 있다고 믿은 오이디푸스는 자신만만하게 범인 수배를 명령한다. 그러나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그가 바로 선왕을 죽인 자이며 친어머니와 동침했다고 말한다. 고조되는 음악 속에 분노한 오이디푸스가 예언자에게 덤벼드는 순간 무대가 암전된다. 어둠이 내린 뒤에도 잠시 이어지던 음악이 이내 멈춘다. 숨 막히는 침묵이다. 모두가 아는 순간인데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오이디푸스'는 국립극단이 지난해부터 이어온 '안트로폴리스' 연작의 세 번째 작품이다. 독일 극작가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5부작으로 테베의 탄생부터 몰락까지를 다룬다. 지난해 '프롤로그&디오니소스'와 '라이오스'에 이어 '오이디푸스'를 거쳐 '이오카스테'와 '안티고네/에필로그'로 이어진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고전과 신화가 "인간의 뿌리, 역사의 뿌리, 또 폭력의 뿌리"를 건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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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은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문법을 따른다. 독일 연극학자 한스티스 레만이 정리한 개념으로 줄거리와 대사의 재현보다 배우의 몸과 소리와 공간 자체로 경험을 건네는 연극을 말한다. 줄거리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과 거의 같지만 배우들은 대사를 역동적인 몸짓과 낯선 발화로 쏟아낸다. 긴박한 순간엔 무대를 빙빙 돌고 절망의 순간엔 바닥을 구른다. 돌멩이와 독수리 같은 존재들도 오이디푸스의 범행을 증언하며 인간의 초라함을 바깥의 시선으로 비춘다. 강 연출은 "비인간들의 관。 혹은 몸을 통해서 지금 현재 인간을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무대 위에 비인간의 몸을 세웠다"고 했다.
오이디푸스 역 김석주의 호연이 돋보인다. 이오카스테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며 스스로 눈을 찌르는 장면과 시력을 잃은 뒤 그 무엇도 보고 싶지 않고 보이고 싶지도 않다며 힘없이 탄식하는 장면은 의기양양하던 첫 등장과 대비된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분노하고 부정하다 끝내 받아들이고 겸허해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에 '인간'이라고 답했던 오이디푸스는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몰랐다. AI가 모든 답을 줄 것처럼 믿고 환경을 지키기보다 우주 진출을 먼저 말하며 오래된 문제들을 덮어 두는 오늘의 모습과 겹친다. 강 연출도 간담회에서 AI와 각종 재난 앞에서 연극이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극은 모든 것을 안다고 자신하기 전에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물으라고 권한다. 공연은 10월 18일까지.
가 "인간의 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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